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스페셜티' 커피가 뭐길래? 본문
'스페셜티 커피'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카페들을 방문하다 보면, 적당히 신맛만 있는 커피를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무엇인지부터 한번 생각해볼까요.
스페셜티 커피가 뭐길래?
'Special Tea', 차(Tea) 맛이 날 만큼 특별한 커피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Specialty(특제품, 특선품)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Erna Knutsen은 Tea & Coffee Trade Journal을 통해 '지리적으로 각각 다른 지역의 다른 기후에서 만들어진 각각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커피'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단지 높은 점수의 커피?
커피 전문가(생두감별사)들의 커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좋은 생두로 만들어진 커피입니다. 스페셜티 생두(Green Bean)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로스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스페셜티 커피로 분류되지 못하는 비운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자칭 스페셜티, 타칭 넌스페셜티가 되는 것이죠. 로스팅 및 커피 제조 과정을 통해 명확한 특성을 가진 커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본질 : AROMA VS SWEETNESS?
좋은 커피의 본질을 두고 다수의 사람이 본능적으로 선호하는 향이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맛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커피를 통해 채우기 원하는 경험은 단지 당에 의한 혀의 자극은 아닐 겁니다. 향기는 그럴 듯 한데 썩 맛이 있지 않은 커피도 존재합니다. 인간이 맛을 느끼는 기작에서 맛과 향을 떼놓고 설명할 수 없듯, 굳이 스페셜티의 본질이 '맛이냐 향이냐'를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스페셜티 = 좋은 커피?
단맛과 해당 커피 고유의 향기가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킬 때 비로소 좋은 커피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커피(특별히 생두)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가치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커피가 시장에서 '좋은 커피'로 분류됩니다. 생두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를 짐작하여 구입을 하게 될 테니, 결국 큰 틀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 커피의 가격과 좋은 커피라는 정의를 이끌어가게 될 겁니다. 물론 일반 커피의 소비자 집단과 스페셜티 소비 집단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스페셜티 시장에서 높은 가치가 지불되려면 해당 생두는 결점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생두의 관점에서 스페셜티 커피는 일반 커피에 비해 '좋은 커피'임이 명확합니다. 다만 시장에서 판매되는 한 잔의 스페셜티 커피를 두고 '좋은 커피'와 동의어로 보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오히려 아직까지 스페셜티는 대중에게 '좋은 커피'라기 보다는 '전문가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커피'라는 뜻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보다 적당히 깔끔한 맛의 스페셜티 커피를 만나기는 쉬운 일입니다. 다만, 좋은 단맛과 취향에 따른 좋은 신맛을 때때로 가지면서 자신만의 향이 잘 살아있는 스페셜티 커피를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난 막 입이거든"
어쩌면 스스로를 '막 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한 모금 마시고 호감을 느껴야만 진짜 스페셜티 커피가 아닐까요? 좋은 커피임을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많이 마셔보고 기준을 배워야만 하는 걸까요. 현재 커피 시장의 스페셜티 커피들이 과거에 비해 좀 더 나은 커피(Better Coffee) 임은 확실한데, 스페셜티(Specialty Coffee) 커피라고까지는 부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요즘입니다.
문화와 사람의 관점에서
스페셜티를 단지 커피의 품질에서만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포괄적으로는 새로운 커피 문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가지고, 커피 산지 및 바리스타들의 처우 등 보다 다양한 고민들을 담아내야 한다는 숙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야 말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중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