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348

농심의 실패작 커피, 강글리오가 남긴 교훈

한국 식품업계의 절대 강자인 농심은 식품에 대한 연구개발 역량과 설비가 충분함에도 왜 커피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농심이 커피를 내놓는다는 기사를 봤을 때 저의 가슴은 설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맛의 커피를 내놓을까?""커피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농심이 내놓았던 커피는 매우 독특했습니다. 농심이 내놓았던 강글리오 커피를 커피찾는남자와 함께 찾아봅시다. 강글리오 커피, 그게 도대체 뭐지?어느 날 농심이 커피를 들고 찾아왔다. 때는 2013년 1월 28일. 강글리오사이드는 모유나 녹용, 녹골(사슴뼈)에 있는 물질로, 혈액 순환과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성분입니다. 농심은 자사의 연속 진공건조방식(Zeo-CVD)으로 제조해 아라비카 커..

커피와/이야기 2015.09.30

맛이란 무엇인가?

맛이란 무엇인가?엄청 맛있어 보이는 사진 한 장을 올립니다. 전에 말레이시아에서 제가 먹은 랍스타인데요.^^ 이 사진만을 보고도 우리는 맛이 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되죠? 이것은 우리가 과거 랍스타을 맛본 경험이 있거나, 혹은 유사한 경험을 통해 외형적으로 이런 색상과 형태를 가진 음식은 맛이 있을거라는 짐작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최낙언씨의 '맛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맛은 향이 지배하고 향은 뇌가 지배한다." 이 문장은 맛에 있어 향의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우리가 향을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인식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주변 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뇌'라는 것은 맛을 이야기 함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주목..

커피와/이야기 2015.09.18

동포트는 그냥 간지템일뿐.

어느 영역이든 취미를 갖게 되면 갖고 싶은 아이템이 한 두개는 있기 마련입니다. 커피 핸드드립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동포트가 아닌가 합니다. 사실 동포트는 그 자체로 색상과 광택이 뛰어나서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동포트 제작사의 잘못된 마케팅과 동포트 예찬론자의 과한 예찬이, 긴 시간 동포트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조사는 물론 많은 블로그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자주 봐오셨을텐데요. '열전도도가 높기 때문에 온도가 잘 유지된다'라는 논리입니다. 직년에 있었던 어떤 커피 전시회에서 만났던 동포트 제조사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열전도도가 높은거랑 온도 유지가 잘 되는거랑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을 좀 해주세요"라고..

커피와/도구 2015.09.10

커피 맛의 균형

커피의 맛은 동시대의 커피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커피 맛에 대한 기대와 커피업계 사람들이 포괄적으로 지향하는 맛의 방향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만들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과거의 커피가 가졌던 기술적 한계에 대한 극복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겠죠. 스타벅스와 같은 회사들이 요즘 말하는 스페셜티 커피로 과격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것은, 맛좋은 한 잔의 커피를 시스템으로 만들 기술이 없다기 보다는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대중이 소비하는 커피의 맛이 정의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예로 현재의 중국 대중 커피시장에서는 적당히 묵직한 커피가 제법 쓴 맛을 내주어야만 '이런게 커피지-'라고 인식되는데요. 원산지 별 커피의 아로마 특성을 살리기 위해, 로스팅 포인트를 조절한다는 설명조차도 시장에서는 그..

커피와/이야기 2015.09.02

정식 오픈하길 바래, 디저트카페 Cafe61

서울 중심가에선 제법 북쪽으로 올라간 역촌동의 어딘가, 긴 시간 동안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디저트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이미 지인과 동네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나가서, 명절을 앞두고는 빗발친 예약을 접수하고 빵을 굽기 위해 밤을 샌다고 알려진 그 곳, Cafe61을 소개합니다. 사실 저와의 인연이 이젠 제법 긴 시간 동안 깊이 이어져 온 분들이 운영하고 계신 곳인데요. 이 분들은 그야말로 사진, 디자인, 홈페이지 제작 등등 다양한 영역에 재능을 가지신 분들이죠. 평소 자신들이 해오던 일의 영역에서는 까다롭고 깐깐하게 기준을 세워오시던 이 분들이 카페 공간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커피찾는남자도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사진 속 메뉴 소개는 잠시 뒤로 미루고 어..

커피와/공간 2015.08.21

우리가 읽은 것은 기사가 아닌 광고일지도

커피찾는남자의 페이스북 개인 계정으로 어떤 기사가 공유되었습니다. 기사를 읽다보니 몇 가지 의문과 생각해볼 문제들이 있습니다. '공차' 분명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고 있는 잘 성장해온 브랜드이긴 합니다. 그런데 기사의 관점이 오히려 공차에 누가 되지 않나 싶네요. 1. 스타벅스/커피빈 등의 직영 모델을 가진 회사와 가맹사업을 하는 공차를 같은 기준의 수치로 비교한 것은 넌센스입니다. 2.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에 있어서 본사의 수익률이 놓다는 것은 되짚어 볼 부분이 있습니다. 동종업계 대비 차별화되는 수익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수익률이 높다고 한다면 그만큼 가맹주와의 상생에서 거리가 멀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3. 많은 언론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전달하기 위한 보도 매체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고..

뉴스 2015.08.17

광화문 커피클럽 8월 첫모임

8월 첫번째 광화문 커피클럽 모임을 소개합니다.모임 장소는 광화문 파크팰리스 1층에 위치한 Cafe46입니다. 오늘 모임은 내추럴 커피 특집으로 준비되었습니다. (내추럴이라 함은 생두를 가공하는 방식의 일종입니다) 광화문커피클럽은 모든 커피를 블라인드로 마시기 때문에 사전에는 마실 커피에 대한 정보를 드리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한 맴버들이 코스타리카 따라주로 먼저 입가심을 하는 동안 다른 분들이 도착하셨습니다. 이 날 준비한 커피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에티오피아 아리차 내추럴#2 블로보틀 벨라도노반 블랜드 #3 에티오피아 시다모 네파스 내추럴#4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5 코스타리파 펠라네그라 프로세스 모두 좋은 커피였지만 이 날 많은 사람들의 좋은 평은 받은 커피는 #3 시다모 네파스였습니..

커피와/이야기 2015.08.02

더위사냥에 진짜 커피가 들어가나?

인천에 있는 동북아무역센터는 네티즌들에게 더위사냥 닮은꼴 패러디로 잘 알려져있죠?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는 최근 더위사냥에 대한 카페인 함유량이 약간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주요한 내용은 더위사냥에 카페인이 들어가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결론은 카페인이 들어간다는 것인데요. 어느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가는지가 관심사겠죠? 이런 이야기를 혹시 본 적 있으신가요?----------단골 피씨방 믹스냉커피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소곤소곤)실은 더위사냥을 녹여서 만든겁니다..아~!!(제조사에 전활걸어) 더위사냥의 커피:설탕 비율을 좀 알 수 있을까요? (소곤소곤)사실.. 믹스커피를 얼려서 만든겁니다.---------- 물론 믹스커피를 그대로 얼려서 만들진 않았겠죠. 그러나 건조커피가 들어가는 것은 사..

커피와/이야기 2015.06.01

커피 맛을 이야기 해보자_2/ 캐릭터의 집중과 분산

특정 원두가 가지는 고유의 개성적인 맛과 향을 말하는 '캐릭터(character)'.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본다면 캐릭터를 이야기 하면서 '집중과 분산'을 이야기해볼 수 있어요. '캐릭터가 강하다?'라는 말은 고유의 개성이 강렬하게 튀어나온다는 '강도'에 대한 말일텐데 '집중과 분산'이라고 한다면 '분포'에 대한 것이겠죠. 시작하면서 부터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에요.(뒤로 가면 조금 머리 아파짐) 보통 커피에서는 하나의 커피에서 보편적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종류의 향과 맛이 다양하게 느껴질수록 좋은 커피라고 부르게 되는데요. 아래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죠? 캐릭터가 집중된다 = 특정 종류의 향과 맛이 강하다.캐릭터가 분산된다 = 다양한 향과 맛이 나는데 주요한 캐릭터가 있지 않다. '다양한 향..

커피와/이야기 2015.05.31

커피 맛을 이야기 해보자_1/ 캐릭터의 존재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 등장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특정 원두가 가지는 고유의 개성적인 맛과 향을 말하는 '캐릭터(character)'도 그 중 하나인데요. 캐릭터는 그리스어 kharakter 에서 어원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스 시대에는 예술 작품 속에 '새겨진 것' 혹은 '조각된 것'이라는 뜻을 가르키다 후에는 소설이나 연극 등에서 배우가 가진 극중에서의 개성이나 이미지를 가르키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인격을 가진 존재의 내면적 특질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이야기하면서 '캐릭터'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요. 내면에 더 깊은 것이 숨겨있는 것이 있다고 믿어지는 어떤 영역들에서, 우리는 그 대상들을 의인화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커피와/이야기 201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