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129

때깔 고운 커피가 맛도 좋다고

커피를 즐기는 즐거움 중 하나는 아리따운 색(色)이죠. 너무 진하게 내리면 모든 커피가 똑같은 색깔이 되어버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색을 즐기기 위해서는 스스로 커피를 내리는 방법 밖에는 없어요. 불투명한 커피 잔에 담겨서 서빙된 이후에는 색상을 감상하기 어렵거든요. '커피를 내릴 때 농도를 어떻게 맞춰야 하나?'라는 질문을 스스로도 자주 되내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자주 듣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예쁜 색이 나오도록'이라는 감성적인 대답하기를 즐깁니다. 물론 정답은 '네 입에 맛있게!'이지만.. 커피가 재미있는 것이 정말 좋은 커피를 만나면 혼자 즐기기 싫어져요. 위스키 같은 고가의 술은 맛있으면 그냥 혼자 다 마셔버리고 싶던데 말이죠. 오늘처럼 예쁜 색의 커피를 보면 가까이 사는 누군가가 있다면 성큼 집으..

커피와/이야기 2015.05.25

내 인생의 커피 한 잔 #2 커피가 아무리 써도 설탕을 넣을 수는 없지

추억 가득한 고등학교 시절.여고 방송반의 아나운서는말로만 들어도 가슴 두근대는 상대였다.더구나 경상도에 살던 이들에게서울말 쓰는 여학생은 그야말로 로망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우연히 알게 된 옆 학교 방송반의 아나운서 그녀와한 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를 따라 주문한 것은 원두 커피.믹스커피만 알던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처음 원두 커피를 만난 순간이다. 정확하게 어떤 메뉴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풋풋한 어색함이 맴도는 순간 커피가 나오고제법 구수한 향기가 코를 스치고푸근함이 어색함을 무디게 만들었다. 한 모금 들이킨 순간.이런 젠장- 이건 왠 독인가?잔뜩 찌그러지려던 얼굴을 억지로 꾹꾹 눌러 참아본다. 테이블에는 커피와 함께 설탕이 서빙되었다.그녀를 잠시 바라본다.설탕을 넣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

커피와/이야기 2015.05.22

내 인생의 커피 한 잔 #1 맥심과의 첫 만남.

우리 집은 어릴 적부터 손님이 많은 편이었다.집에 손님이 오면 어머니는 주전자에 물을 끓이셨다. 새로 나온 주전자는 물이 끓으면소리로 알려주는 신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물이 나오는 구멍을 막는 덮개에휘파람 같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속이 들어가있다. 어머니는 찬장에 넣어둔 병을 꺼내서 식탁 위로 올려두셨다.병 속에 든 검은 가루와 흰 가루, 커피였다. 또 다른 찬장 문을 열고 꺼내는 것은 커피 잔.바닥에 HANKOOK 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작은 스푼도 꺼냈다.이 스푼은 주로 밤을 삼아 먹을 때 쓰는 것인데커피를 탈 때면 항상 등장했다. 이 스푼으로 검은 가루를 푹 퍼서 한 숫갈 넣는다.흰 가루도 푹 퍼서 두 숫갈검은 가루는 구수한 향이 나는데 그냥 먹으면 몹시 쓰다.이 때 이 흰 가루를 넣으면 대단한 ..

커피와/이야기 2015.05.21

광화문커피클럽 2015년 5월 16일 모임

오랜만에 광화문커피클럽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날 준비된 커피는 총 3종. 주요한 참여자는 소개.진행자 : 커피찾는남자, 누군지 설명 안해도 되죠? 설마...바리스타 : 웅바리, 이름의 끝자에서 따온 별명인데...전무님 : 직함은 좀 거창한 듯 하지만, 알고보면 마음씨 착한 동네 형님. 원장님 : 와인과 커피에 능통하심. 커피에 대해서도 예리한 기준을 가지고 계심.스페셜게스트 : 유명 로스터리 카페의 로스팅마스터와 여자 친구님이 우연히 카페에 들렀다가 얼떨결에 참여. 뭐 거두절미 본론으로. 1번 커피.오- 좋은데?깔끔해.브라질인가?상당히 발랄한 산미인 듯.산미가 사라질 때 쯤 적절히 고소해지는게 은근 기분 좋네.좋은 커피다.마음에 드는데? 2번 커피.아. 조금 혼란스러워.블랜드 커피인가?구수하니 난 괜..

커피와/이야기 2015.05.20

커피 입문자가 꼭 알아야 할 7가지

커피는 일상에 여유와 낭만을 주는 좋은 기호 식품이자 취미 생활이다. 나른한 오후 시간에 졸리는 잠을 깨우기 위한 믹스커피를 끊을 수는 없지만, 주말 오전이라면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드립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는 낭만을 누릴 줄 알면 일상이 더욱 즐겁다. 사실 커피에 입문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갖출 필요는 없다. 1. 자격증은 필요없다 사설 바리스타 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커피 학원에 들러야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바리스타 자격증은 자기 만족일 뿐 책장 앞에 세워둘 라이센스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을 딸 필요는 없다. 실제 커피 회사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설)바리스타 자격증이 없다. 2.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도 필요없다 커피 입문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것 중..

커피와/이야기 2015.04.23

커피를 재활용하는 방법 5가지

커피 찌꺼기는 카페 입장에서는 대부분 버려지는 쓰레기에 속합니다. 간혹 손님 중에 원하시는 분이 있긴 하지만, 바쁜 카페의 경우 일일이 퍼주는것 마저도 귀찮은 일일 수 있습니다. 커피는 평균 1.5% 내의 수율로 추출되어 손님들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커피의 사용량과 폐기물의 발생량은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커피찾는남자는 커피 찌꺼기가 재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산업형 아이디어를 찾아보았습니다. 1. 바이오 디젤미국 네바다(Nevada) 대학의 화학공학자들은 커피 제조 후의 폐기물을 바이오 디젤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다른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디젤에 비해 수율은 떨어지지만 폐기되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다는 면에서 비용이 절감되고, 식량을 연료로 만든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듯 합니다. 관련내용 ..

커피와/이야기 2015.04.20

'스페셜티' 커피가 뭐길래?

'스페셜티 커피'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카페들을 방문하다 보면, 적당히 신맛만 있는 커피를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무엇인지부터 한번 생각해볼까요. 스페셜티 커피가 뭐길래? 'Special Tea', 차(Tea) 맛이 날 만큼 특별한 커피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Specialty(특제품, 특선품)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Erna Knutsen은 Tea & Coffee Trade Journal을 통해 '지리적으로 각각 다른 지역의 다른 기후에서 만들어진 각각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커피'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단지 높은 점수의 커피? 커피 전문가(생두감별사)들의 커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좋은 생두로 만들어진 커피입니다. 스페셜티 생두(Green Bean)를..

커피와/이야기 2015.04.11

'염분 섭취량은 적을수록 좋다`라는 도그마는 흔들리는가?

IOM(Institute of Medicine of Natioanl Academies) : 나트륨 섭취를 2,300mg 이하로 줄이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감소한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으며, 일부 환자군의 경우 저염식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염분 섭취를 1,500mg까지 줄이는 것은 실익이 없으며, 때로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으므로, 이들을 별도의 고위험군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http://www.iom.edu/…/Sodium-Intake-in-Po…/Press-Release.aspx 알더만 박사 "소금은 적게 섭취할수록 좋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통쾌하게 무너뜨렸다"http://www.bottomlinepu..

커피와/이야기 2014.12.26

커피를 추출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추출 : 커피가 가지고 있는 성분을 물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주로 열과 위치)를 사용해서 선택적으로 컵으로 옮겨내는 것. 추출을 위해 에너지원이자 동시에 용질인 물이 커피 위로 투입되고, 분쇄도와 물줄기, 추출 구멍의 크기 등이 만들어내는 저항이 에너지와 커피가 만나는 시간을 제어하게 된다. 결국 추출은 에너지를 어떤 양과 시간의 밸런스로 커피에 전달했을 때, 성분의 밸런스가 변화하는가의 문제. 커피에 있어서 TDS(총용존고형물)는 우리가 가장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커피 성분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커피에서 중요한 향미 물질은 정작 용존상태(Dissolved)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TDS는 그저 참고 수치 중 하나일 뿐, 추출의 절대 지표가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TDS me..

커피와/이야기 201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