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129

이번 추석, 부모님께 드립커피 한 잔 내려 드려볼까.

'이번 추석 연휴에는 부모님께 커피 한 잔 내려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느닷없이 들어요. 돌이켜보니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해온지 꽤 오래인데, 부모님께 제가 만든 커피를 대접해드린 적은 딱 한 번 밖에 없는 것 같네요. 메뉴도 기억나네요. 꿀을 넣어 만든 카페라떼였죠. 그게 2007년,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점장으로 근무했던 때의 일이니 어느새 7년의 시간이 흘러갔네요. 7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커피업계도 무척이나 변했고, 저의 커피 취향도 그만큼 달라졌는데요. 제가 특별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는 커피를 왜 그동안 부모님께 한 잔 대접해드릴 생각을 못했던 건지 잘 모르겠네요. 물론 저희 부모님은 밤에 잠이 안 온다며 커피를 안 좋아하시긴 하죠. 이번 부모님 댁에 내려가는 길에는 오랜만에 커피 출장 가방을 꺼내..

커피와/이야기 2014.09.04

커피 감별사_1. 커핑이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 (Coffee Explorer)입니다. 오늘은 커핑(Cupping)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합니다. 커핑은 일상 속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과 좀 더 객관적인 환경에서 커피의 평가를 위한 커피를 맛보는 것을 포괄하는 표현입니다. 전문적/직업적으로 커핑을 하는 사람을 생두감별사, Q-Grader라고 하는데요. 커핑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전문가들이 하는 것 같은 공간에서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맛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핑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커핑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Community Cupping (커뮤니티 커핑) 열외라고 할 수 있는 'Community Cupping'을 먼저 설명해볼까요? 커뮤니티 커핑은..

커피와/이야기 2014.09.04

카페 사장님이 듣기 싫어하는 말 모아보니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하루 종일 매너 좋은 손님들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손님들을 기분 좋게 응대하다가도, 단 한 명 진상 손님을 만나면 몹시나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소위 진상짓을 하는 손님부터 생각없이 던지는 말 한마디가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하죠. 오늘 커피찾는남자는 카페 사장님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들을 한번 모아 봤습니다. 그리고 그 때 차마 손님에게 하지 못했던 사장님의 속마음을 제가 한번 속 시원히 긁어드리겠습니다. ^^ 메뉴 관련카페 손님의 말 : 믹스 커피는 없어요?사장님의 속마음 : 없어요! 있으면 4,000원 내고 사드실래요?저희도 돈 벌어 임대료는 내야죠. 쿠폰 관련카페 손님의 말 : 지난 번에 먹은 쿠폰 못 찍었는데, 지금 찍어주시면 안 되..

커피와/이야기 2014.08.31

다이렉트 트레이드에 대한 신화와 농부들이 품질 관리를 할 만한 여유가 없는 이유

모든 것이 긍적적일 것 같은 다이렉트 트레이드에도 되짚어볼 만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엄격한 품질 관리에 대한 위험은 농부가 홀로 감수하는 반면, 품질 좋은 커피로 인한 보상은 농부와 다른 이들이 나눠가지는 생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 산업 종사자들은 생두의 생산 이후부터 모두가 각자 몫의 이윤을 적절히 떼어갑니다. 사실 소비국의 커피 회사들이 가져가는 이윤에 비해, 과거부터 코요테라고 비난받던 커피 중간 상인들의 몫은 겨우 1kg당 한화 24원도 되지 않는 금액입니다. 착취자 이미지의 커피 중간 상인은 오늘날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간 상인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사실은 그저 농부 중의 한 명인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농부들은 중간 상인을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누가 진짜..

커피와/이야기 2014.08.02

시먼어베이, 커피 세계관에 충격을 던지다

와인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떼루아(terroir)는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지리적/기후적 요소와 포도 재배법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다시 말해 떼루아는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죠. 커피업계에서도 떼루아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커피의 경우에는 떼루아 중에서도 재배법, 그리고 수확 후 가공(process)은, 커피가 산지와 나라, 그리고 대륙별로 다른 맛을 가진다는 과거의 전통적 사고를 넘어설만큼 커피 맛에 주는 영향이 엄청나다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와인에서도 마찬가지 일지도 모르겠지만요. ^^ 커피의 수확 후 가공 영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Ninety Plus 사를 들수 있을텐데요. 얼마 전 나인티플러스에서..

커피와/이야기 2014.07.31

플랫 화이트(Flat White)는 어떤 커피인가요?

커피숍에 있다 보면 플랫 화이트(Flat White)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정작 플랫 화이트가 어떤 음료인지 확실하게 말해주는 바리스타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커피와 관련하여 정확하게 공신력있는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를 찾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김치의 정의는?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고춧가루, 파, 마늘 따위의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킨 음식. 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다. 차라리 김치처럼 다양한 음식을 포괄하는 음식명이면 좋으련만, 커피에는 이미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여러가지 세분화 시킨 메뉴들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우유만을 재료로 하는 커피 메뉴에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카페라떼..

커피와/이야기 2014.07.21

핸드드립 커피 물줄기 연습 방법_레몬 착즙기 이용

핸드 드립은 물줄기를 자유롭게 조절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한데요.아무래도 원두를 가지고 실제 추출을 진행하면서 많은 연습을 하기는 부담스럽겠죠? 아래의 사진은 제가 핸드드립을 연습 or 가르치고 있는 모습인데요.커피숍이라면 다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법한 레몬 착즙기를 이용한 핸드 드립 물줄기 연습 장면입니다. 착즙기에 있는 동심원의 구멍이 물줄기가 원을 그릴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죠.괜찮은 연습이 될 것 같지 않으신가요? 물론 이건 물줄기 연습 정도라고 보시면 되구요.핸드드립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두를 사용하는 실전(!) 추출을 많이 해봐야겠죠. 여러분의 핸드드립 연습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 '공감'을 꾹 눌러주세요~

커피와/이야기 2014.07.09

커피찾는남자가 당신의 카페를 방문합니다.

커피 맛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카페 오너들을 위한 제안.커피찾는남자가 당신의 카페를 방문합니다. 혹시 카페 운영하는 분 중에서 커피 맛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분 계신가요? 커피 회사에 일하다 보니 1주일에도 수십개...는 과장이고 ㅎㅎ 그래도 꽤 많은 커피숍들을 방문하는 편인데요.많은 곳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커피의 맛 때문에 고민을 하고 계시더군요.카페 오너분들께 도움도 드리고 저도 보람있는 일을 해볼 겸,요청이 있는 카페들을 방문해서 함께 커피 맛을 보고 가장 적합한 세팅이 무엇일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만들어지는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한데요.생두, 로스팅, 추출 등이 주요한 원인입니다.전문가들은 커피 한 잔의 맛을 좌우하는 원인을생두 60%, 로스팅 30%, 추출 10..

커피와/이야기 2014.05.21

[태국여행_푸켓] 갑자기 푸켓으로 떠나다니!

아침 이른 시간 잠에서 깼다. 최근 몇 일 동안의 지방 출장과 워크샵, 그리고 또 몇 가지 일들로 인해 몸은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출국하기 적당한 시간에 잠에서 깨는 것 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 준비 못한 짐을 정리해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공항선 열차가 운행하는 홍대입구로 향했다. 홍대입구 역에 내려 공항선을 탑승하러 내려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공항선을 타러 내려 갈 때는 엘리베이터가 편하다. 알림판을 바라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열차가 보이고 그 뒤로 붉은색 열차가 들어오는게 보였다. 급행 열차였던 것이다. 당연히 급행을 타야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열차 한 대가 정차했다가 지나갔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알림판에 분명히 보이던 붉은 열차..

커피와/이야기 2014.05.03

혀의 맛 지도,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상식으로 알려진 혀의 맛 지도, 잘못된 것이다? 과거 중학교에서 배웠던 혀의 맛 지도를 기억하시나요? 어떤 분들은 완전히 잊고 계시다가 다시 사진을 보는 순간 떠올릴 수도 있을 테고, 또 어떤 분들은 '어라! 저거 잘못된 거라던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잠시 '혀의 맛지도'를 네이버로 검색해볼까요? 네이버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검색 결과는 '혀의 맛 지도'가 잘못된 상식이라는 내용입니다. 사실 한국에 '혀의 맛 지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알려진 것은 2005-6년의 일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교과서를 비롯한 각종 의학 저널에서도 '혀의 맛 지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죠. 이런 일을 기점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에는 검증을 해보지도 않고 그대로 믿고 있는 것들이 많다'라는 반성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

커피와/이야기 201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