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생각 45

사고의 기억, 그리고 권리세양의 쾌유를 빕니다.

아침에 일어나 SNS를 보다가 참 안타까운 소식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소식은 한 아이돌 그룹의 차량 전복 사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레이디스코드라는 그룹의 이름은 썩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검색을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맴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다섯 명의 맴버 중에 은비는 사망했고, 권리세는 중태, 그리고 나머지 맴버들과 스타일리스트 등은 비교적 큰 부상이 없다고 하네요. 특히 권리세는 어제 수술 중에 상태악화로 수술을 중단한 이후에 어떤 상태인지 아직 소식이 올라오고 있지 않습니다. 지나간 일들을 돌아보다 보니 사실 저도 같은 사고를 경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탄자니아에 있는 세렝게티국립공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하던 중, 세렝게티 평원의 비포장 도로에서 70..

다른/생각 2014.09.03

커피, 뷔페로 즐기며 기부한다. Act29Cafe

오늘 찾은 곳은 여의도 하자센터입니다. 바로 이 곳에서 커피 뷔페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온 것인데요. Acts29Cafe는 커피와 문화를 통해서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NGO(비영리기구)라고 합니다. 2013년에 시작해서 매 달 한 번씩 커피뷔페를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영등포에 위치한 하자 센터에서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와 함께 상쾌한 마음으로 주말 커피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게다가 오늘의 수익음은 100% 강동구의 독거 노인분들을 위한 생활용품으로 나누어진다고 하니 더더욱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영등포 하자 센터오늘 행사가 열린 신관 건물 오전 11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진행되었는데요. 참여 비용은 단 돈 3,000원 이라니 너무 저렴한 가격이죠? ^^..

다른/생각 2014.08.30

고고 설악! 고고 대청!

입추를 지나는 까닭인지 오랜만에 만나는 청명한 하늘을 보다 문득 다시 산이 떠오른다. 엇그제 지리를 가려다 대피소 예약 때문에 계획을 내려놓고, 설악 마저 그래야 했는데 왠지 모르게 다시 대피소 예약 페이지를 띄우고 싶다. '예약 가능!' 검색 결과를 보며 재차 확인을 한다. 개중에서도 대청봉 바로 아래여서 가장 인기많은 중청에 예약이 가능하단다. 잠시 코스와 버스편을 검색해서 오늘 내로 중청에 도착할 수 있는지를 확인, 당일 예약 가능창이 닫히기 11분 전 결제를 완료했다. 한동안 먼지가 쌓여가던 배낭을 꺼낸다. '이 녀석과 몇 개 나라를 함께 했던가..' 속속들이 필요한 물품들이 꼬리를 문다. 등산 스틱과 등산화도 오랜만에 수납장에서 고개를 들이민다. 환상의 타이밍으로 엇그제 집으로 배송 온 2,90..

다른/생각 2014.08.08

이해할 수 없는 월드비전의 캠페인 '의리의 아이들'

이해할 수 없는 월드비전의 캠페인 '의리의 아이들' 월드비전의 아역 배우 오디션장.이렇게 까지 말하는 게 미안하지만 이건 진심으로 불쾌한 기획이네요. 제작하지도 않을 영화의 아역 배우를 오디션한다며 사람들을 불러내서 비자발적으로 이 영상에 출연시켰군요. 거짓말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다니, NGO가 가진 이런 태도들은 좋지 않습니다. 유명 NGO가 가진 네임밸류에 대한 일종의 자신감, 교만일까요? '우린 뭘 해도 사람들이 이해해줄거야'라고 생각한 걸까요? 진실로, 진심으로, 사람들을 모아 내야합니다. 이번 기획은 일종의 '사기'입니다. 과정이 어떻든 감동만 만들어내면 좋은 걸까요? 한 신문과 김보성씨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하네요.---당시 김보성은 촬영을 마친 뒤 어린이들을 하나하나 안아주는가 하..

다른/생각 2014.08.07

저는 군대에서 청력을 잃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군대에서 경험했던 최악의 가혹 행위는 사격에서 일어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로 인해 군대에서 청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사격장에서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군기를 잡으려던 병사 문화로 인해 이등병 시절 귀마개를 사용하지 않고 사격훈련에 장시간 노출된 결과 이명을 얻었습니다. 저는 2002년 강원도의 한 특공부대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이미 군대의 폭력이 많이 사라진 시기라고 하지만 특공부대의 특성상 엄한 군기를 필요로 했고, 그러한 군기가 엄격한 병사들 간의 상호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믿는 지역대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특전사와 특공대는 ‘중대’ 개념을 ‘지역대’라고 표기함) 사격은 계급이 낮았던 시기에 그다지 편한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실탄을 사용하는 사격장에서의 군기는 무엇보다도 중요했..

다른/생각 2014.08.06

빨간약 한 알을 내밀어줄 친구.

빨간약 한 알을 내밀어줄 친구. “그래 그래”, “맞아 맞아”, “네가 옳아…”이런 말을 해줄 친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해주는 친구만 있다면 참 불행할 것 같다. 내 생각이 조금 부족할 때, 내가 옳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그 문제는 그렇게 말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가끔 바른 말을 해주는 친구는 소중하다. 영화 ‘매트릭스’ 中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둘 중에 선택하라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알약을 먹자 환상의 세계 매트릭스를 벗어나 불편한 진실의 세계를 대면하게 된다. 사실 인간은 매트릭스 속에서 겨우 기계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 거짓된, 내가 망각하고 있는 현실에서 깨어나게 해주는 ‘빨간 알약’이 우리에게 있..

다른/생각 2014.07.22

기독교의 교파, 남병두

한국의 많은 개신교인들은 정작 자신이 속한 교단이 어떤 교리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믿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알고부터 틈틈히 교리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교파의 갈림을 특정한 교단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려고 여러 교단의 관점에서 책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잊어버릴 때 마다 한 번씩 다시 읽는 소책자가 하나 있습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합니다. 기독교의 교파저자남병두 지음출판사살림 | 2006-11-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하나의 교회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다양한 교파로 발전해왔는지를 한...글쓴이 평점 기독교는 한 신을 경배하고 한 경전을 읽지만 다양한 공동체 혹은 교파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그 다양성의 범위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같은 기독교지만 서로 심각..

다른/생각 2014.07.22

낸시랭의 신학펀치 - 제23회 '동성애는 죄인가요, 죄가 아닌가요?'

낸시랭의 신학펀치 - 제23회 '동성애는 죄인가요, 죄가 아닌가요?' '낸시랭이 무슨 신학 얘기를 한다고?' 잠깐 1-2분 듣고 끄려는 마음으로 재생한 영상인데 생각보다 재미있네요.상황을 단순하게 바라보다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져내는 낸시랭의 진행도 나쁘지 않구요. 물론 30여분의 시간이 해당 이슈를 다뤄내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기에 깊이에 부족함은 있네요. '서로 신학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신학 얘기를 하면 뭐하나?' 물론 이 토론 속에서는 명쾌한 해답을 내주고 마무리하는데 까지 나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 분들께는 영상보다 조금 더 여러 꼭지를 다룬 좋은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매우 얇은 소책자라서 읽기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저자존 스토트..

다른/생각 2014.07.10

탈수 오분간

탈수 오 분간 윤 성 택 세탁기가 아귀 맞지 않은 구석으로 가늘게 떨며 부딪쳐 왔다 자폐증 환자처럼 벽에 머리를 찧는 것은 내 안 엉킨 것들이 한없이 원심력을 얻기 때문,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편지는 보풀이 되어 온 빨래에 들러붙었을 것이다 번진 마스카라, 흐느끼는 그녀를 안고 있을 때도 그랬다 어깨며 등 떨리는 오 분간, 상처는 그렇게 서로 부대끼며 천천히 가벼워지는 것인지 세탁기는 중심에서 울음을 비워내고서야 멈췄다, 멈출 수가 있었다 티셔츠 끝에 바지가, 남방이 엉켜 나왔다 탁탁탁! 풀어내며 언젠가 가졌던 집착도 이 빨래와 같았을까 건조대에 빨래를 가지런히 널다가 조금씩 헤져 가거나 바래가는 게 너이거나 나이거나 세상 오 분간이라는 것 햇살 아래 서서 나는, 한참동안 젖어 있는 것을 생각했다

다른/생각 2014.07.10

구겨진 몸_이향

불 피우다 보면 구겨진 종이가 더 잘 탄다 주름살 많은 부채 속, 바람 접혀 있듯 구겨진 몸에는 통로가 있다 밑바닥까지 굴러본 뒤에야 깊어지는 숨처럼 구석에 쿡, 처박혀봐야 뻑뻑한 등도 굽을 수 있지 그래야 바람을 안을 수 있지 반듯한 종이가 모서리를 들이미는 사이 한 뭉치 종이가 불을 먼저 안는다 구겨진다는 것은 바짝 다가선다는 것일까 더 망칠 것 없다는 듯 온몸으로 불길은 연다 구겨진 몸이 불을 살릴 줄 안다. 구겨진 몸_이향

다른/생각 201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