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04

로스팅과 데미지_ 2. 데미지란 무엇인가?

데미지란 무엇인가? 많은 로스터가 데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사실 로스팅에서 데미지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사용하는 일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영상에서 수분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요. 로스팅에서의 수분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하지만 자칫 커피의 향미를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자이기도 하며, 생두가 타는(?) 것을 막으면서 적정하게 로스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호막이기도 합니다. 이런 수분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로스팅을 제대로 알기 힘들죠. 먼저 이해하기 쉬운 일상적인 예제를 들어볼까요? 일반적으로 뚜껑을 열고 조리를 할 때 프라이펜 주변부에 묻은 양념이, 쉽게 검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뚜..

로스팅과 데미지_ 1. 수분의 역할

앞으로 로스팅의 기본기를 다룬 시리즈 연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로스팅을 이야기하려면 아무래도 잘된 로스팅에 대해 말해야 할 텐데요. 사실 잘 된 로스팅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 안된 로스팅은 비교적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에서 확연하게 잘못된 로스팅의 결과물을 우리는 다양한 디펙트(Defect)/결점이라고 부릅니다. 디펙트가 없는 커피라면 잘된 로스팅에 가까울 수 있죠. 그런데 디펙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생두가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스팅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요소를 '데미지(Damage)'하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저는 이런 표현을 거의 사용해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로스터가 데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사..

스트롱홀드 S7 PRO 로스팅과 교반 속도

스트롱홀드 로스팅에서의 교반 속도는 로스팅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면 분명히 영향을 주지만 해석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교반 속도를 높이면 대류의 영향이 높아진다고 말하더군요.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500g과 800g 투입 배치에서 화력은 고정하고 교반을 다르게 하는(6-10) 간단한 로스팅을 진행해봤습니다. 모든 로스팅은 예열 온도를 정확하게 지켜서 진행되었습니다.(내부, 드럼, 열풍, 배기의 오차가 최소화된 상황에서 로스팅 시작). 300g 배치 로스팅도 진행했지만, 배출 온도가 정확히 지켜지지 않은 바람에 이 결과에서는 배제하였습니다. 수분 함량은 3회의 측정값 평균이고 표준 편차 0.063% 정도를 보여줍니다. 500g 배치에서 교반 속도는 전체 로스팅의 시간에 큰..

커피에서 바디(Body)란 무엇인가요?

커피에서 바디란건 어떤 개념인지 알고 계신가요? 커피가 아니라도 와인이라 다른 음료 산업에서도 바디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커피에서 바디는 크게 두 가지에 대한 개념입니다. 첫 번째는 음료가 가지고 있는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입니다. 그래서 "바디가 무겁다.", "바디가 가볍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두 번째 개념은 음료가 가지고 있는, 음료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입니다. SCA가 가지고 있는 바디에 대한 설명과 기준을 각종 바리스타 대회의 규정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제가 SCA 관련 내용을 자주 인용한다고 해서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사람의 비판을 받으며 잡아온 체계다 보니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바디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특히 입천장..

PANTONE, 로스팅 색상 측정 세미나 후기

색 산업(Color Industry)을 선도하는 PANTONE 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XRITE 사가 개발 중인 커피 관련 색상 장비 세미나 참석을 위해 일산 필리스커피컴퍼니를 찾았습니다. 정확하게 색을 바라보기 위한 다양한 접근, 기존의 커피 관련 색 체계에 대한 색 전문가의 입장,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인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커피 색도계를 다루기 위해서 아마도 아래 세가지 질문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1) 색이란 무엇인가? 2) 색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3) 커피에서 왜 색을 측정하는가? 색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1) 2)번이 중요하겠지만,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3)의 질문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색이라는 것은..

커피의 밸런스(Balance)란 무엇인가?

"어떤(특성) 커피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나는 밸런스가 안 좋은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렇게 보면 모든 사람이 밸런스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밸런스 잡힌 커피를 좋아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애초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aZV1H8dQEfc 그렇다면 질문을 해봐야겠죠. 과연 커피에서 밸런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밸런스의 정의를 짚지 않고 넘어간다면, 밸런스가 좋다는 것은 아주 모호한 표현이 되버릴 수 있습니다. SCA에서는 밸런스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향미, 후미, 산미, 바디의 다양한 모든 측면이 어떻게 서로 보완되거나 상충되는지를 볼 수..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커피가 생두를 재배하는 농업부터 무역과 로스팅, 추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전문 영역을 설정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통해 커피를 만들게 됩니다. 바리스타 자신의 역할인 추출에 무게를 두고 집중하게 될 텐데요. 커피 추출 역시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깊이 공부하고자 한다면 영원히 끝이 없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스스로 로스팅한 원두를 파는 형태로 카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로스팅에 대한 이해는 커피에 대한 지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것의 강점은..

로스팅 프로파일을 읽다_스트롱홀드 스퀘어

지난번에 소개했던 스트롱홀드 스퀘어를 통해서 다양한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과 내가 로스팅에서 사용하는 생두가 동일하지 않고 로스팅 머신의 종류나 설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프로파일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같은 향미의 원두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프로파일은 충분히 참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신의 특성 파악 먼저 그래프를 보기에 앞서 해당 로스팅 머신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정보는 1차 크랙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온도와 확인봉을 통해 관찰 가능한 생두의 표면 색상 변화 온도입니다.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전체적인 로스팅 프로파일의 구조를 상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

스트롱홀드 스퀘어 서비스 리뷰

오늘은 스트롱홀드 스퀘어 서비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스트롱홀드 사용자가 아닌 경우에는 그동안 관심이 크지 않으셨을 수 있는데요. 저는 타 머신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살펴보는 것은 좋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트롱홀드 스퀘어는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의 프로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로스팅 프로파일 플랫폼입니다. 스퀘어 서비스를 이용해서 프로파일을 자신의 보관함에 넣어두거나, 1:1 공유, 혹은 스퀘어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1. 접속하기 스트롱홀드 스퀘어는 최초에는 모바일 서비스만 런칭했었기 때문에 여전히 모바일로만 사용 가능하다고 알고 계실 수 있습니다. 현재는 PC로도 접속 및 활용이 가능합니다. 접속 주소 : https://square.s..

커피, 로스팅 프로파일 공유의 시대

공유의 시대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자동차, 자전거, 공간이나, 옷 같은 하드웨어로 시작해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이 소유에서 공유로 변해갑니다. 커피 업계에서도 두 가지 차원의 '공유'가 신선한 변화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는 하드웨어를 공유하는 공유 커피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커피 관련 장비 공유는 까다로운 특성이 있습니다. 관리가 잘 안 된 장비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품명만 같다고 해서 내가 아는 방식으로 활용했다가는 실패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에게 빌려주기도 쉽지 않고, 섬세한 사용자가 남의 장비를 빌려서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얻기 힘들기도 합니다. 커피 회사의 핵심 자산, 프로파일을 공유하다 오늘 다룰 주제는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