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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로스터스 @서울숲

이월로스터스 성수점을 찾았습니다. 서울숲 나들이객이 많이 몰리는 길목이지만, 2층이고 조금 이른 때여서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문한 커피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벤사 아세파 허니. 에티오피아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허니 프로세스로 가공되었는데, 전체적으로 흠잡을데 없는 훌륭한 한 잔이었습니다. 서울숲 나들이길에 찾아보시길.

커피와/공간 2020.09.12

시대의 변화를 느끼는 요즘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커피와 관련해서 제가 해오는 활동에도 다양한 변화가 뒤따릅니다. 정보를 습득하는 플랫폼이 유튜브로 변화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원하는 정보에 대한 습득에 유리해진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오프라인/대면 교육에서의 장점은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젊은이들이 원하는 수준까지의 교육은 유튜브로 상당 부분 대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교육들은 1-2년 전부터 확연한 쇠퇴를 겪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격증 발급이나 나이가 지긋한 분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분이시라면 아직은 공감하지 못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을 노 컨텍트 시대라고들 하죠.(언택트는 콩글리쉬-) 비대면이 강화되다 보니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대면 교육의 ..

다른/생각 2020.09.11

스페셜티 커피와 노띵커피의 인스턴트

노띵커피의 스페셜티 인스턴트 커피를 맛봤습니다. 사실 동결건조를 통한 인스턴트 커피 제조는 흔한 일이긴 하지만,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산업에서 이런 시도는 흔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에서 굳이 인스턴트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기 마련입니다. 스페셜티 커피와 인스턴트 조합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진입 장벽을 낮춰서 접근성을 높인다는 시선도 있지만, 제조 과정에서 향미를 죽인 커피이기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라고 볼 수 없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것이 단지 커피의 품질 뿐만 아니라, 산지와의 관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운동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텐데요. 그렇게 본다면 스페셜티 인스턴트는 가능한 조합일..

커피와/이야기 2020.07.29

COE/내셔널 위너와 같은 랏(lot)의 생두’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COE/내셔널 위너와 같은 랏(lot)의 생두’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우선, 랏(lot)은 특정 부지, 경매에서의 품목 등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농부/농장의 상황에 따라 농장에서 랏의 사이즈는 다릅니다. COE에 관행적으로 제출하는 양에 딱 맞춰서 마이크로랏을 만들거나 관리할 이유는 없죠. 옥션을 위해서 수확하고 가공하는 생두의 물량 가운데 실제로 출품한 것 외의 물량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한 생두 회사 대표님께도 문의를 해보니 운좋게 COE에 랭크된다고 하더라도 물량이 많으면 입찰자가 가격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농장에서는 적정한 양을 COE에 보내고 나머지 물량은 기존의 거래처에게 판매한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같은 품질을 가진 동일한 물량을 운좋게 저렴한 가격..

커피와/이야기 2020.05.25

로스팅과 데미지_ 4. 데미지의 확인 방법

데미지와 생두 데미지는 생두의 특성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다만 수분, 밀도, 크기 등 생두의 단일한 특성을 토대로 데미지와 직결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생두의 다양한 특성이 로스팅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생두의 표면에 전달된 에너지를 어느 정도의 효율로 중심부까지 전달시키는가?'라는 질문인데, 다시 말하지만 단일한 수치와 특성이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스터는 로스팅 전의 측정과 로스팅의 과정, 로스팅의 결과를 주의해서 살피며 생두의 상태와 특성을 파악해나가야 합니다. 로스팅 중에 데미지를 입은 생두는 로스팅의 중/후반 조절을 통해 어느 정도는 극복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대류로 인한 전체 표면에 대한 데미지는 극복이 어..

로스팅과 데미지_ 3. 데미지와 열 전달 방식

데미지와 열 전달 방식 로스팅에서 데미지는 로스팅 머신이나 생두의 상호 특성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우선 생두의 특성에 비해 로스팅 머신의 강한 화력으로 인해 온도(드럼/에어)나 에어플로우가 강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요. 전도에 의한 열 전달 비중이 높은 로스팅 머신을 사용해서 너무 강한 화력으로 빠르게 로스팅하려다 보면, 데미지와 같은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드럼식 가스 로스팅 머신 간의 비교에서라면, 전도 비중이 높다는 것은 드럼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에너지 전달의 접점이 좁고 에어플로우가 비교적 적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교반을 이용해서 상대적으로 더 긴 시간 동안 로스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도의 비중..

로스팅과 데미지_ 2. 데미지란 무엇인가?

데미지란 무엇인가? 많은 로스터가 데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사실 로스팅에서 데미지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사용하는 일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영상에서 수분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요. 로스팅에서의 수분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하지만 자칫 커피의 향미를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자이기도 하며, 생두가 타는(?) 것을 막으면서 적정하게 로스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호막이기도 합니다. 이런 수분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로스팅을 제대로 알기 힘들죠. 먼저 이해하기 쉬운 일상적인 예제를 들어볼까요? 일반적으로 뚜껑을 열고 조리를 할 때 프라이펜 주변부에 묻은 양념이, 쉽게 검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뚜..

로스팅과 데미지_ 1. 수분의 역할

앞으로 로스팅의 기본기를 다룬 시리즈 연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로스팅을 이야기하려면 아무래도 잘된 로스팅에 대해 말해야 할 텐데요. 사실 잘 된 로스팅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 안된 로스팅은 비교적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에서 확연하게 잘못된 로스팅의 결과물을 우리는 다양한 디펙트(Defect)/결점이라고 부릅니다. 디펙트가 없는 커피라면 잘된 로스팅에 가까울 수 있죠. 그런데 디펙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생두가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스팅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요소를 '데미지(Damage)'하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저는 이런 표현을 거의 사용해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로스터가 데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사..

2020 에티오피아 COE 결과 발표

에티오피아 역사상 첫 COE 결과가 나왔습니다. COVID-19로 인해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안을 찾아가며 진행된 C.O.E였습니다. 1위는 Niguse Gemeda Mude, Sidama Bura Natural 입니다. 점수는 91.04, Unknown Variety 입니다. 지난 번에 Top40를 기준으로 이미 말씀드리긴 했지만, 1위를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내추럴 프로세스가 우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상위에 오른 커피 중 워시드 프로세스는 2, 3, 8, 18, 26, 27위이고 나머지는 다 내추럴이군요. 그리고 12위와 21위에 Natural Anaerobic 프로세스 커피가 올랐습니다. 수고한 모든 사람들과 특별히 커피 농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부디 이번 COE가 에티오피아 커피의 ..

뉴스 202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