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창업&컨설팅

'저렴하게 즐겨볼까?' 브랜드 인스턴트 커피 전격 해부

Coffee Explorer 2013. 11. 25. 15:54

커.찾.남과 함께하는 커피 브랜드 전격해부_인스턴트 커피 편


설탕, 커피, 프림.

‘하나-둘-둘’, ‘하나-셋-둘’, ‘둘-셋-셋’


직장 상사들의 커피(인스턴트) 취향을 외우고 다녀야 했던 시절이 있었죠. 커피 심부름은 내내 부서 막내들의 역할이었는데요. 그러나 유독 여성들에게만 커피 심부름을 시켰던 인스턴트 커피의 과거는 남녀 불평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회의 흑역사를 담아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시기에 새롭게 출시된 커피믹스는 막내 생활을 하던 직장인들에게는 엄청난 혁명이었죠. 여전히 커피는 막내들의 몫이었지만 점차 그들의 독특한 커피 취향은 그저 ‘맥심’ 하나로 통일되어 갔습니다. 천하 커피 통일을 최초로 이룩한 그 이름, 바로 인스턴트 커피 맥심입니다.





2013년, 다수의 사람들이 아메리카노와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긴다고 하더라도 인스턴트 커피의 시장이 여전히 엄청난 차이로 원두 커피 시장을 압도하는데요. 여전히 커피는 맥심이 최고라며 하루에 10잔 이상의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솔직히 말하면 ‘커피’에 대한 열정 하나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커피찾는남자, 저 자신도 커피 믹스를 가끔 즐긴답니다. 특히나 아프리카 여행 중 방문했던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에서 -킬리만자로는 세계적인 커피 산지 중 하나- 해발고도 5,895m에 가까워지며 점차 심해지던 고산병을 이기게 도와준 것은 한국에서 가져온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이었습니다.더구나 에스프레소 등 고가의 장비를 통해 현대적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세계의 극소수 뿐이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 저의 커피 세계관도 좀 더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선호하는 기호 식품이 있는 것을.. 과거의 저는 지나치게 인스턴트 커피를 괄시하지는 않았던가 싶습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에스프레소 중심으로 개편되어 가는 커피 시장에 불현듯 등장한 인스턴트 커피가 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스타벅스 비아'입니다. 스타벅스의 기술력을 통해 만들어진 비아는 실제 아메리카노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정확한 구분이 어렵다는 광고를 하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었죠? 스타벅스에 이어 한국의 수많은 커피 회사들도 너도나도 비아와 같은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는데...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을까요?


커피찾는남자는 원두 커피 전문 브랜드가 내놓은 인스턴트 커피를 만나보았습니다.





브랜드 인스턴트 커피 비교


1. 스타벅스 비아(VIA-House Blend)



스타벅스의 비아는 해당 브랜드의 매장에서 판매 중인 아메리카노와 가장 유사한 맛이 나는 커피였습니다. 아메리카노 보다는 더 강한 탄 맛이 두드러져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경우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금새 어떤 게 비아인지 구분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자주 즐기시지 않던 일반인이라면 조금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아는 상당히 좋은 바디를 가지고 있어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 혀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말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당히 어두운 색상이었는데요. 아라비카 커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에 약간의 미세 커피가루가 첨가되어 있다고 합니다.




2. 커피빈




커피빈의 인스턴트 커피는 따로 특별한 상품명이 붙어있지는 않았습니다. 자판기 블랙 커피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맛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릴 적 부모님께 소원을 말하듯이 빌어 얻어마셔 보았던 인스턴트 커피의 향수가 강하게 떠오르더군요. 향에서는 약간 캬라멜 느낌이 있는 듯 했지만 이내 곧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곧 이어 올라오는 누릉지 느낌... 익숙하기는 하지만 원두 커피 전문점이 내놓은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기대는 '해당 매장의 아메리카노와 얼마나 닮았을까?'인데 이런 기대 때문인지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분말도 옛날 인스턴트 커피와 아주 유사한데요. 색상만 조금 더 연해보였습니다.




3. 카페베네 마노디베네 (Mano di bene-Mild Americano)



카페베네의 인스턴트 커피는 마노디베네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맛은 커피라기 보다는 진한 옥수수 수염차를 불에 살짝 태운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마노디베네 역시 커피같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좋은 바디와 진득한 구수함이 특징이었지만 역시나 원두 커피 브랜드에 기대하는 커피로써는 많은 부족함이 남았습니다.


분말은 곱게 잘 갈려져 있었고, 스타벅스의 비아와 비교해서는 상당히 밝은 갈색입니다. 마노디네베 역시 5%의 원두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4. 파스쿠찌 카페 솔루빌레(CAFFE SOLUBILE)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라는 커피 종자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커피의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로부스타는 좋지 않은 커피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당히 좋은 커피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스쿠찌의 인스턴트 커피는 전형적인 로부스타 커피의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좋은 로부스타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전형적으로 쓴 맛이 과하게 나는 보수적 커피입니다. 그렇지만 온도가 식으면서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심한 탄맛과 함께 텁텁한 바디를 가지고 있어서 좋은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5. 이디야 비니스트25(BEANI1ST 25)



이디야의 비니스스25 역시 커피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커피 보다는 결명자 차 같은 맛이었는데요. 약간의 산미를 포함하는 매우 특이한 맛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 지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커피입니다. 역시나 원두 커피 브랜드에 기대하는 바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맛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마무리 하며..



제품에 물을 부은 모습인데요. 흥미로운 것은 두번째 커피입니다. 까페베네의 마노디베네인데 뜨거운 물을 붓자 흔히 에스프레소 상층에 있는 크레마라고 부르는 거품과 상당히 비슷한 표면이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커피들은 대부분 육안으로 구별 가능한 큰 차이가 식별되지는 않았습니다.




유명 브랜드에서 내놓은 인스턴트 커피들은 대부분 점수로써는 크게 의미가 없는 수준의 차이만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의 비아는 타 브랜드 커피보다는 상당히 기존의 아메리카노와 닮아있었는데요. 그 대신 타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 가격대비 압도적인 가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애석하게도 나머지의 커피들은 브랜드별로 개성만 다를 뿐 커피찾는남자는 큰 매력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쭉 살펴보았던 탐앤탐스, 엔젤리너스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않아서 이번 편에서는 빠지게 되었습니다. 대신 파스쿠찌의 카페 솔루빌레(Caffe Solubile)라는 제품을 이번 비교기에 추가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원두 커피전문점의 브랜드가 아닌 마트에서 구해볼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 중 설탕이나 프림이 들어가지 않은 인스턴트 커피들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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