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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로스팅 &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 트렌드,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커피찾는남자 커피찾는남자 2018.09.03 18:20

로스팅 머신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만 이 글은 ‘모든 로스팅 머신이 이런 방향으로 변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원리의 머신이 각각 이런 변화들을 겪고 있다는 것인데요. 각각의 다양한 변화를 모아두는 것도 트렌드 라고 말할 수 있겠죠. 최신의 정보는 아닐 수 있지만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1. 디지털/자동화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로스터가 조작하는 주요한 작동 내용은 투입 및 배출, 화력 조절, 댐퍼, 교반 속도 정도인데요. 전통적인 로스팅 머신들은 당연히 수동으로 이것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1배치의 규모가 100kg 이상인 로스팅 머신의 경우에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거의 모든 조작을 PC를 통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소형 장비들도 디지털/자동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화라고 하더라도 모든 동작이 완전히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기기에 따라 투입 등 몇 가지 동작을 제외한 로스팅 과정에서 미리 프로그래밍 한 대로 로스팅이 이뤄지는 것이죠.




2. 빠른 로스팅/열풍


빠른 로스팅은 스페셜티 커피의 흐름에서 로스터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결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빠른 로스팅이나 열풍이 모든 면에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생두의 캐릭터를 더 강하게 표현하고 생산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 로스팅에서 결점이 발생하지 않는 한 더 빨리 로스팅하려는 시도가 많은 것은 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열풍 로스터>


극도의 빠른 로스팅(5분 내)을 위해서는 열풍을 주요하게 활용하는 로스팅 머신을 쓸 수밖에 없는데요. 대류를 통해 생두 전체의 표면을 통해 열을 전달하다 보니 열전달이 비교적 빠르고 균일하게 일어나는데, 일반적인 드럼 로스팅 머신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열풍을 만들어내다 보니 빠른 로스팅이 가능해지는 편입니다.


물론 소형의 드럼 로스팅 머신에서도 6-7분 정도의 로스팅이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자칫 과열된 드럼이 생두의 모서리 부분에 많은 열을 전달하면서 로스팅 결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2-4분에 로스팅이 완료되는 아주 빠른 로스팅 머신도 있는데요. 워낙 로스팅 진행 속도가 빠르다 보니 원하는 배출 포인트를 재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이런 이유로 기계적 제약보다 훨씬 더 느리게 로스팅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3. 프로파일 공유/데이터 출력


그동안 일반적인 로스팅 프로파일 공유는 단순간 숫자 몇 개 혹은, 아티산(Artisan)/크롭스터(Cropster) 등의 프로그램 작동 화면을 캡쳐해서 웹에 올리는 정도로 이뤄져 왔죠? 디지털/자동화된 로스팅 머신의 일부는 아예 이 프로파일을 전송해서 다른 머신에서 같은 프로파일로 로스팅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7년 서울카페쇼를 통해 공개된 스트롱홀드 스퀘어>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는 2018년 11월 '스트롱홀드 스퀘어'라는 이름의 통합 로스트 웨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요. 로스팅 프로파일의 공유(업/다운로드 및 SNS 공유)와 로스팅에 대한 포괄하는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라는 설명이 사용자 공식 카페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이제는 다른 업무를 보면서도 휴대폰만 들고 있으면 로스팅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오나 봅니다.


더 자세한 소식은 스트롱홀드 사용자 공식 카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cafe.naver.com/strongholdlovers/1334





4. 새로운 열원/원리의 사용


엔지니어들은 계속해서 로스팅 머신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로스팅 머신의 보급률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담은 로스팅 머신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습니다.




로링(Loring)이라는 로스팅 머신은 전 세계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회사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제품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로링은 무엇보다도 열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주목할만한 차이가 있는데요. 로스팅에 사용된 열풍과 체프가 바로 배출되지 않고 싸이클론에서 고온으로 연소를 거친 뒤에, 다시 열풍이 로스팅에 사용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열의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사진 출처 : 제조사 공식 웹사이트>

Bullet R1 이라는 로스팅 머신처럼 전자 유도 가열을 통해 열을 공급하는 머신도 있습니다. 전자 유도 가열은 우리가 잘 아는 인덕션[각주:1][각주:2]의 가열 방식인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전기로 열을 내는 장치는 전열기라면, 인덕션은 전기를 이용해서 자기를 만들고 자기가 와전류를 만들어서 이 때의 줄열[각주:3]을 이용하는 형태입니다.




5. 정교한 측정


로스팅 과정을 측정하는 도구들을 더욱 정교해져가고 있습니다. 온도계가 대표적일텐데요. 과거에는 1도 단위까지만 보여주던 온도계를 쓰던 머신들도, 최근에는 0.1도 단위까지 보여주는 온도 센서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2/2a/1024_Pyrometer-8445.jpg


앞서 소개한 Bullet R1의 제작사 Aillio는 얼마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커피 엑스포에 차기작 'Bullseye'를 전시했는데요. 적외선 온도계를 이용해서 드럼의 예열 상태와 콩의 온도를 측정하려는 시도를 일부 머신 회사들은 하고 있습니다.



제작자의 말에 따르면 온도 측정을 적외선 방식으로 바꾸고 나니 우선 터닝 포인트가 사라졌고, 배치 사이즈에 무관하게 항상 같은 온도에서 1차 크랙이 발생했다고 합니다.[각주:4]



<스트롱홀드 S7Pro>


원두의 온도 변화를 보다 상세하게 보여주는 ROR(온도상승률) 그래프의 경우 로스팅 머신에서 자체적으로 보여주도록 변화하거나, 그렇지 않은 로스팅 머신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외부의 PC와 연결해서 보면서 로스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출처 : 제조사 공식 웹사이트>


아예 온도가 아니라 로스팅 과정에서 실시간 색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Color Track Realtime)도 만들어졌습니다. 유리창을 통과한 레이저가 반사되어서 돌아오는 정보를 이용한 것인데요. 최종적인 색상 목표에 도달하기 얼마 전에 예측해서 배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컬러트랙 제조사에 따르면 '원두는 배출 이후 20분 동안은 색상이 변화한다'고 하니, 이 부분은 참고하시길!


물론 원두의 온도는 센서의 위치, 두께, 깊이 등에 따라 다르게 측정됩니다. 게다가 어차피 원두의 온도는 내외부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를 가집니다만,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이런 정교한 측정 도구는 분명 환영할만한 요소일 겁니다.




6. 전기(Electricity)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 버스는 과거 경유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을 한번 겪었죠. 이제는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에서 전기로의 변화가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스의 경우 연소 시에 만들어지는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가스가 전기보다는 더 있을 수 밖에 없죠. 로스팅을 하면서 완전히 피할 수 없는 불완전 연소는 많은 유해가스를 만들어냅니다.[각주:5]



<전기를 사용하는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


이러한 이유로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스를 사용하는 로스팅 공장의 설립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는 로스팅 머신에 대해서만 허용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자동차가 가솔린과 디젤에서 넘어가는 과정과 변화의 속도를 보면, 언젠가는 로스팅도 전기에게 더 많은 자리를 내어줄거라는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요?




7. 유지보수 편의


로스팅 머신을 다루는 사람들은 늘 긴장하게 됩니다. 언제 어떤 문제 상황이 닥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서도 체프에 의한 화재와 드럼 축에 있던 구리스의 증발로 나는 소음, 사이클론에 쌓인 먼지 등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예 유지보수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게 머신을 만들면 좋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소에 쉽게 유지 보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하면 좋겠죠.



최근에 실물로 보았던 국산 버닝(BURNING) 로스팅 머신은 다양한 장점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지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거의 원터치에 가깝게 열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였습니다.




8. 국산 로스팅 머신의 성장


한국은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세계적으로도 제조업이 상당히 발달한 나라에 속하는 편입니다.[각주:6] 한국에서 만든 커피 관련 기기들도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인 것 같은데요. 제 경험에서도 버닝, 빈마스터, 스트롱홀드, 이맥스, 이지스터, 커피밥, 트리니타스, 프로스터 등 다양한 브랜드의 머신이 상당히 준수한 품질로 커피를 로스팅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국산 제품을 살펴보면 디자인이나 마케팅, 브랜딩이 좋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요.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구매를 결정하는지 조금은 더 냉철하게 고민하면서 사업의 균형을 잡아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실 디자인만 좀 더 전문가의 손길을 거쳤다면 훨씬 많은 사람에게 선택 받을 수 있을텐데 하며 아쉽게 느껴지는 일이 많습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 9년 여간 누적 기관 투자 150억원과 정부 개발 출연금 약 30억원을 유치할 정도로 좋은 평가와 기대를 받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 혁신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제품 및 사업에 대한 균형이 그 성장의 동력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정리하며


올 해 저는 다양한 사업체와 만나서 여러 장소에서 여러 머신을 사용해서 로스팅을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로스팅 머신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준수한 품질의 원두를 만드는게 가능했습니다. 로스팅 머신이 좋은 균형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로스팅에 대한 이론적 이해가 있다면 어떤 로스팅 머신을 만나도 일정한 시간 이후에는 원만한 로스팅이 가능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로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로스터의 역량이죠. 


그런데 '현재에는 그렇지만 미래에도 꼭 그렇기만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로스팅 머신은 정말 다양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많은 것을 공유해서 쓸 수 있는 이 시대에, 로스팅에서도 분명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는 유/무형의 것들이 존재할텐데요. 앞으로는 분명 더 그 영역이 확장될 것이라고 봅니다.


로스팅에서 로스터 한 사람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각자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음식의 영역에서 보자면 쉐프가 직접 요리해주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백종원 같은 실용적 관점의 요리사나 체인 형태의 식당도 필요하고, 편의점 도시락도 필요하죠. 규모가 커질수록 최종 조리단에 있는 사람 자체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지지만, 헤드쿼터에서의 역량은 중요해지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구성되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경우에 따라 앞으로 로스팅 머신을 운용하는 한 사람의 역량은 지금 보다 덜 중요해지는 미래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로스팅 머신은 보다 많이 진화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이상으로 로스팅 머신이 다양한 방향으로 어떤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저의 의견도 보태봤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있으면 답글로 남겨주시길.


- 글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

  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61375&cid=40942&categoryId=32387 [본문으로]
  2. https://en.wikipedia.org/wiki/Induction_heating [본문으로]
  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43338&ref=y&cid=40942&categoryId=32233 [본문으로]
  4. https://mailchi.mp/d740cd566aab/big-news-from-the-world-of-coffee-in-amsterdam [본문으로]
  5.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550502&cid=51004&categoryId=51004 [본문으로]
  6. http://data.worldbank.org/indicator/NV.IND.MANF.CD?year_high_desc=tru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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