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추출

브루잉 커피를 위한 분쇄에서 EK43, 코만단테, HC-880, Encore 그라인더의 입자 비교

Coffee Explorer 2017. 11. 23. 14:16

The Craft and Science of Coffe라는 책의 그라인드 파트를 읽다가 제가 브루잉에서 주로 사용하는 분쇄도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미분은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EK43, 코만단테(Nitro Blade), HC-880, Encore 그라인더의 입자를 Kruve 제품을 이용해서 간단히 테스트해봤습니다.



해당 책에서 말하는 필터 커피에서의 일반적인 분쇄도 범주는 미디안(median, 통계집단의 변량을 크기의 순서로 늘어놓았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 기준 500~700μm이 주요하고, 좀 더 확장해보면 400~800μm 미디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때 포함되는 미분(여기에서는 100μm 이하의 입자)의 양은 약 6~9%이며, 때에 따라 약 5~13%까지 섞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분은 과잉 추출로 인한 쓴맛 증가의 요인으로만 받아들여 왔지만, 대개 30초 이내에 추출을 하는 에스프레소에서 미분은 허용 가능한 것으로 여기기도 합니다.[각주:1] 브루잉에서는 입자의 크기가 100μm 이상이라도 관능을 기준으로 해서 쉽게 쓴맛을 내는 입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저의 경우에는 400μm을 기준으로 보는 편입니다. 이런 시각은 Kruve 제조사가 제시하는 Pour Over 커피의 레시피에서 400~800μm 입자를 추천하는 것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기도 합니다.[각주:2]





입도분석기(Particle Size Analyzer)를 이용해서 정확한 테스트를 해보면 좋겠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고가의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테스트도 아주 간단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혹시 커피 입자 테스트에 적합한 입도분석기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저는 EK43과 코만단테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조절해가며 TDS %를 기준으로 해서 1.25 TDS% 가 나오는 분쇄도를 찾았습니다. 이 때의 추출 방법은 가급적 환경 변수가 덜 개입하도록 의도한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 하리오 V01(플라스틱) 드리퍼 사용

- 60g의 물을 스푼을 이용해서 교반하여 총 30초간 사전 적심

- 30초에 1차 추출, 1분 20초에 2차 추출(각 120g의 물을 사용)

- 2분 20초~2분 30초 내에 추출 완료


*샘플 채취 : 가동 중인 그라인더(코만단테 제외)에 린싱을 위해 원두 투입 후 충격를 주거나 공기를 외부에서 강제로 넣는 형태로 내부의 잔량을 제거, 원두 25g을 투입 후 전체 입자를 충분히 교반 후 정밀 저울 위에서 20.00g의 원두를 계량하여 사용함.


*분쇄 환경 : 온도 22℃ 습도 35%





다음으로 Kruve 제품을 사용해서 700μm과 400μm의 시브를 결속시켰습니다. 이후에 20g의 분쇄 입자를 Kruve 안에 넣고 4분간 규칙적인 방법으로 걸러냈습니다. 4분이라는 시간은 Kruve의 다른 층으로 입자가 투과하는 흐름이 대체로 멈추고, 저울을 이용했을 때 의미 있는 무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1차 분류 이후에 1000μm와 1400μm의 시브를 결속해서 추가적인 분류를 진행하였습니다.


Kruve의 표면이나 틈에 있는 입자 중 일부는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배출되지 않아서 무게 측정에서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었습니다.




결과



EK43

400μm 이하의 입자가 가장 많았고 1400μm 이상의 입자는 가장 적었습니다. 400~700μm의 입자가 많지 않은 것이 특이합니다.


Comandante (Nitro Blade, 120rpm으로 분쇄)

400μm 이하의 입자가 가장 적었고 1400μm 이상의 입자도 두 번째로 적었습니다.


HC-880

400μm 이하의 입자는 EK43보다 적은 편이었지만 1400μm 이상에서 다른 그라인더에 비해 많은 입자를 가지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Encore

400μm 이하의 입자는 적은 양을 가지고 있었고 400~1000μm 사이의 집중도가 가장 컸습니다.




이 결과는 아주 정밀한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그라인더에 대한 섣부른 판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 외에도 그라인딩에서 발열과 입자의 형상 등이 최종적인 커피의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200μm 이하의 미분을 측정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았는데요. Kruve로 해당 크기의 미분을 어느 정도 제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워낙 미량인데다 Kruve의 표면에 입자가 달라 붙어서 측정의 정확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입자의 분쇄는 로스팅의 정도나 로스팅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다른 원두를 사용해서 테스트한다면 위에서 얻은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주의해서 기억하셔야 할 것은 이 테스트는 브루잉 커피에서 제가 주요하게 사용하는 분쇄도에서의 입자 분포 특성입니다. 에스프레소와 같이 분쇄도가 판이하게 다른 경우에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입자 분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사용한 그라인더 칼날의 컨디션이나 배열 등이 특수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그라인더 제품의 보편적인 특성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커피 공부에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

떠나기 전 ♡버튼과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1. Britta Folmer, 2017. The Craft and Science of Coffee, 325 [본문으로]
  2. https://www.kruveinc.com/pages/recipe-series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