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를 말하다

세계 3대 커피를 말하다.

Coffee Explorer 2016. 6. 23. 17:42

흔히 세계 3대 커피로 이야기되는 산지는 예멘 모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 코나입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 개인 계정을 통해 세계 3대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세계 3대 커피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한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3대 커피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 마타리, 하와이 코나를 꼽았던 시절이 있었죠. 개인의 취향은 서로 다른 것이겠지만 저는 솔직히 이 산지의 커피를 마시고 '감동'을 받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괜찮은 커피는 있었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한국에 들어오는 생두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원래는 맛있다.

2. 과거 커피 품질이 세계적으로 떨어지던 시절, 잘 관리되던 지역이 3대 커피로 불렸다.

3. 일부 커피 회사/나라의 마케팅에 우리 소비자가 현혹되어왔다.

4. 기타




세계 3대 커피의 탄생

커피의 발상지로 추정되는 에티오피아에서 인근의 예멘으로 커피가 전파된 것은 6세기 경으로 우리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예멘을 통해서 인도와 터키, 유럽으로 커피가 전해졌기 때문에 1700년대까지 자바와 모카는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커피 산지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커피 재배가 퍼져나가면서 예멘 모카의 상징성은 점점 약화 하였습니다.



코나 커피의 포장사진 출처 : https://goo.gl/5HBrne

<코나 커피를 담은 마대 자루>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하와이 코나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00년대 초반의 일입니다. 정치의 부패로 인해 수출하는 양이 적었던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의 상황과, 당대에는 최상급의 커피를 생산하고는 있었지만 품질의 일관성이 떨어지던 모카의 상황이 맞물리며 새로운 산지가 주목 받았습니다. 풀 바디로 알려진 블루마운틴과 달콤하고 풍성한 풍미로 하와이 코나가 시장에서 높이 평가를 받습니다.[각주:1]




여전히 이 산지들은 품질이 좋을까?

세계 3대 커피 산지의 인식이 생긴 지 어느새 1세기가 지났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으니 이미 강산이 열 번은 변하고도 남을 정도의 세월이 흐른 것이지요. 위에서 인용했던 세계적 커피 저널리스트인 마크 펜더그라스트는 같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취향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해서, 그 생두가 귀할수록 가격이나 선망도도 더 높아진다. 고가에 팔리는 하와이의 코나나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을 예로 들어 보자. 대다수 커피 전문가들이 이 생두를 과테말라의 안티구아나 케냐 AA와 비교해 풍미가 약하다고 여기고 있는데도, 어째서 가격은 더 높은 걸까?


풍년일 때의 하와이와 자메이카의 커피 생두는 커피 애호가라면 누구라도 끌릴 만큼, 균형 잡히고 향기로운 커피 맛을 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생두는 그 양이 희소한데다, 안 그래도 적은 생산량을 일본 바이어들이 대부분 쓸어가다시피 매입하는 통에 그동안 줄곳 희소성이 더 높아져 왔다.


사진 출처 : https://goo.gl/WcN7o2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 농장 전경>


블루마운틴과 하와이는 풍년일 때의 커피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비싼 것은 일본 시장에서의 수요로 인한 가격 상승과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의 글에서 예멘 모카는 등장하지 않는데요. 2015년 SCAA 행사에서는 예멘 커피에 대한 별도의 커핑 행사가 마련된 적이 있습니다. 예맨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와 관련한 Spurudge.com의 글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prudge.com/coffee-in-yemen-past-present-and-future-76596.html


(추가)

2019년경부터 뛰어난 품질의 예맨 커피들이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커피의 현재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달린 커피 관련 종사자들과 애호가들의 답글이 다양한데요. 이 커피들이 좋기는 하지만 지금도 세계 3대 커피라고 불릴 만큼 품질이 만족스럽지는 않고,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 중론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강산이 열 번 바뀌는 시간 동안 세계의 커피 산지들이 현대식 영농을 통해 비약적인 생두 품질 개선을 이루는 동안, 해당 농장과 나라들은 이런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미 고정적으로 고가를 지불하는 바이어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사진 출처 : https://goo.gl/raq3im

<예멘의 모습>


물론 다른 의견들도 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생두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해당 커피들을 바라보기 어렵다거나, 해당 산지와 인근의 산지에서 재배된 좋은 커피가 있다는 것이죠. 그 외에도 현재 커피업계의 주류가 생두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저평가될 가능성 있다는 의견과, 과거에 마셨던 커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공유해주신 분도 많았습니다.




에디터의 생각

그동안 다양한 커피를 찾아오면서 산미와 단맛이 매우 좋은 하와이 코나나 상당히 밸런스 좋은 블루마운틴과 예멘 모카를 만났던 적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감동을 받을 정도는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애초에 강한 특색보다는 평범한 듯 탁월한 밸런스가 해당 커피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가격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일부에서 이런 커피를 과하게 비싼 가격에 팔며, 소비자들이 호기심으로 지갑을 여는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명확히 이야기해서 기업의 마케팅에 이용되는 3대 커피라면 가볍게 지나치셔도 괜찮을 것 같고, 평소에 좋아하던 믿을만한 로스터리 카페에 있는 메뉴라면 한번 먹어볼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커피는 어차피 어느 정도 충분한 경험을 갖춘 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만족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 3대 커피는 각자의 마음 속에 저마다 다르게 존재한다고 해야 옳은 말일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굳이 저만의 3대 커피를 꼽자면 파나마, 에티오피아, 케냐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여러분도 자신이 선호하는 개인적인 3대 커피가 있다면 한번 답글로 남겨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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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마크 팬더그라스트 . p25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