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원두커피, 맛있는 한 잔의 착한커피 커피감별사가 답한다.

Coffee Explorer 2013. 5. 8. 10:53

원두커피, 맛있는 한 잔의 착한커피 커피감별사가 답한다. 

 

Intro

최근 먹거리 x파일에 착한커피로 소개된 서필훈씨의 커피리브레는 100m가 넘는 줄이 길게 이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착한커피, 또 맛있는 원두커피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원두커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전문가라 하더라도 기호 식품에 있어서 자신의 취향을 무시한 추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자신의 취향을 섣불리 정하기 앞서 여러 좋은 원두 커피들을 두루 마셔보는 것이다. 좋은 커피들을 마셔보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 선호는 어쩌면 봉사가 코끼리의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를 안다고 생각한채 자신은 코끼리의 다리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특별히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문화에 의해 학습된, 익숙한 맛이 아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조금 긴 시간 반복적으로 맛을 보다보면 화사한 신 맛이 좋아질지도 모른다.



1. 자신의 취향을 찾기


<중국 북경의 유명 커피숍>

 

사람들이 혹은 전문가들이 맛있다고 말하는 커피를 편견없이 여러차례 마셔본다.

충분히 마셔본 후에는 자신의 입에 적절하다 싶은 대략의 선호도를 결정한다.

다만 커피업계는 매년 무서운 속도로 그 생산과 가공 기술이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작년보다 올해에는 더 맛있는 커피가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한번 자신의 선호도를 파악했다고 계속 그 커피만 마시기 보다는

매년 꾸준히 다른 커피들을 마셔보는 것을 권한다.




2. 만드는 과정에서 망치지만 않으면 중간은 간다.



<에스프레소가 잘못 추출되고 있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자질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로스팅, 추출에서 망치게 된다면 그 데미지는 엄청나다.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 생각보다 커피 추출은 쉽지 않을 수 있다.

 

 

 

3. 좋은 생두의 맛은 장비와 기술을 뛰어넘는다.

 

<커피 생두가 빨갛게 익어간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커피를 망치지는 않는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즉, 로스팅과 추출에 있어서 기본 이상은 한다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나 생두다.

다시 말해 맛있는 밥은 좋은 쌀로부터 나온다는 말과 같다.

커피의 맛은 생두가 좋은게 장땡이다.

다른 어떤 방법을 쓰거나 더 진보한 기술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커피의 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생두이다.




4. 총체적 답변

 

 

완전 초보 로스터나 바리스타가 아니라면 전문가들은 커피 맛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생두 60-70%, 로스팅 20-30%, 추출 10-20%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볼만한 요인들이 여기에 있다.

 



5. 좋은 생두는 커피에 있어 만병통치약인가?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좋은 생두는 커피 맛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맞다.

그러나 커피 산업에서의 만병 통치약은 아니다.

필자도 여러 커피 업체에서 일을 하는 동안 커피가 맛이 없을 경우

결국 조금 더 좋은 생두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일이 많다.

 

 

 

6. 상위 10% 스페셜티 커피만이 착한커피일까?

 

필자와 같은 감별사들이 선정하는 상위 10% 정도의 커피를 우리는 스페셜티라고 칭한다.

우리 모두가 상위 10%의 커피만을 좋은 것으로 여기고

90% 의 나머지 커피를 커피도 아닌듯한 눈으로 쳐다보게 만드는 시장의 편가르기는 좋지 않다.

왜냐하면 전 세계 90%의 다른 커피들을 위해서도 수고하는 농부들의 땀방울이 있기 때문이다.

더 맛있는 커피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커피들은 분명 스페셜티 커피들일 것이다.

그렇다고 나머지 커피들을 그냥 버리랴?

다른 커피들은 그냥 ‘커피’라고 부르면 된다.

 

 

 

7. 상위 10%의 스페셜티 시장이 나머지 시장을 유연히 이끌어가야한다.

 

 

전 세계 커피 시장의 농업 및 가공 기술을 날이 갈 수록 좋아지고 있다.

더 많은 노력을 들인 농부들의 수고가 더 많은 수익으로 돌아가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다만 나머지 시장들 역시 지나치게 폄하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수고와 노고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그 노력을 조금 더 지혜로운 방식으로

최신의 농법들을 연구하며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커피 농장 후발 주자들에게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8. 적절한 가격의 생두를 사용해 맛을내는 로스팅 회사에 박수를 보낸다.

 

 

회사는 회사 나름대로 생존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회사의 건강한 수익 구조를 위해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 생두를 가지고 오랜 연구를 통해

상당한 맛을 만들어내는 로스터와 로스팅 컴퍼니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렇다고 완전히 질 나쁜 커피를 속혀서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다만 대중들의 커피 소양이 성장하는 것과 발 맞추어

대중을 타겟으로 하는 커피 로스팅 회사들이 목표치들을 조금씩 상승시키면 된다.

기업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 적절히 원가를 낮추는 것을 누가 함부로 비윤리적이라 말하는가.

 

 

 

9.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한 잔의 기호 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커피는 커피일뿐, 싸우지 말고 즐기자.

한 명의 사람이 더 중요하지 한 잔의 커피가 더 중요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