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홍대/상수동 커피숍 : CAFE the Blues, 아이스 카페라떼를 추천하는 곳

Coffee Explorer 2014. 9. 29. 19:25


카페 투어 지도를 보충해가면서 많은 분들께 제가 알지 못했던 좋은 카페를 소개받아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늘 커피찾는남자가 찾은 곳은 홍대인근 극동방송국 안 쪽 골목에 있는 Cafe the Blues 라는 곳입니다. 이 곳의 커피를 맛보기 위해 지난 토, 일 그리오 오늘까지 연달아 3일을 방문해야 했답니다.


토요일 오후 때 마침 상수역 인근을 지나는 길에 생각이 나서 찾아가봤더니 문이 닫혀있고, 일요일에도 사람들과 인근 유명 일식 라멘집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가봤더니 또 다시 문이 닫혀있었는데요. 뭔가 이상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원래 문을 여는 시간이 짧은 곳이었군요.






카페더블루스를 찾아가려면 극동 방송국 골목으로 진입해서 하카다분코를 살짝 지나자마자 슈퍼마켓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 골목 끝으로 걸어가면 됩니다.






저처럼 이 곳을 몇 번 지나친 사람들에게는 "뭐야, 여기 영업하는 곳 맞아?"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곳은 일요일과 공휴일은 쉬구요.

평일에도 12:00 - 18:00, 토요일에는 12:00 - 16:00 에만 문을 열고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건물입니다. 블라인드가 있는 큰 창문 하나와 문, 그리고 그 위의 하얀색 간판이 외부로 노출되는 전부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리스타 분이 밝게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반겨주십니다. 그러나 인사 소리와 달리 잘 모르는 손님과의 대화에는 조금 수줍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내부를 보면 일반적인 카페와는 생김새가 참 다릅니다. 너무 푹신한 소파들은 보이지 않고 조금 딱딱해보이는 책상과 여기 저기 놓여있는 생두의 보관통들이 이 곳이 로스팅을 하는 카페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안 쪽에는 프로밧 로스터와 달라꼬르떼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놓여 있답니다. 가게 한 쪽 구석에는 기타 앰프도 놓여 있었는데요. '아~ 음악하시는 분이구나!' 싶습니다.


때마침 울려퍼지는 음악들도 리듬감이 적절한 블루스. 이 곳의 이름이 왜 CAFE the Blues인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겠죠?


저는 고민 끝에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가격이 대박이군요.

카페라떼는 따뜻한 음료와 차가운 것을 가리지 않고 단 돈 3,000원!






잠시 후 음료가 준비되었습니다. 짠- 하고 뚜껑을 개봉하는 순간 조금은 약한 비주얼을 보며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성급한 판단은 금물! 한 입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아니~ 이 맛은!?'


오랜만에 제 입 맛에 잘 맞는 카페라떼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로스팅에서 2차 크랙을 지난 후 배출하는 강배전 원두를 리스트레또로 짧게 뽑아낸 뒤 적정량의 우유와 혼합하는 스타일의 라떼를 선호하는 편인데요. 약간은 우유 맛보다 커피 맛이 지나치게 강하게 느낄 수 있지만, 제가 원하는 딱 그런 맛 느낌이 잘 살아있는 카페라떼 입니다.


캬라멜 같은 쫀득한 맛이 잘 살아있는 카페라떼인데요. 적당한 묵직하면서도 깔끔합니다. 긴 여운을 가졌지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커피 마니아라면 '깨진 크레마'를 지적하실 수도 있는데요. 너무 그런 기준에 얽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크레마를 깨뜨리지 않고 따뜻한 카페라떼를 잘 만든다는 것은 음료 표면과 하부의 성분을 서로 다르게 만든다는 뜻인데요. 어떤 면에서 이런 식으로 과감히 크레마를 깨뜨리고 음료를 전반적으로 혼합한 음료는 그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크레마가 살아있는 음료들은 표면은 좀 지나치게 강하고 하부는 좀 맹한 느낌이 있다면, 이런 방식의 음료는 전반적으로 고른 맛이 나죠.


물론 보편적으로는 크레마를 깨뜨리지 않고 카페라떼를 만드는 것을 사람들이 선호합니다만 저는 두 방법이 서로 장단점이 있으리라 봅니다. 어찌 되었거나 맛만 있으면 장땡 아니겠습니까?


잠시 후 저는 아메리카노의 맛이 궁금해져서 다시 한 잔의 음료를 주문합니다. 카페라떼를 마시면서 연상했던 에스프레소의 맛이 과연 맞을지 확인해보기 위한 작업입니다. 저의 예상이 맞다면 상당히 묵직하고 산미는 전혀없는 아메리카노가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커피 가격에 깜짝 놀랐습니다. 주변 카페들이 가격 경쟁에 밀려 살아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가격 좀 올리셔도 되지 않을까요!? ㅠㅠ


아메리카노는 단 돈 2,000원!






다시 음료를 받아 개봉박두!


'아니 이 것은~ 카페라떼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진한 크레마를 자랑하는 아메리카노가 나왔습니다. 분명 이 상태로 음료를 마시면 꺼끌꺼끌한 바디와 함께 진한 맛이 느끼질 것 같은데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입으로 후-후- 불어보니 크레마가 조금씩 정리되고 아메라카노 다운 비주얼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슬슬 맛을 봐야겠죠? 맛을 보니 역시나 저의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인 진득한 커피 향이 피어 올라오네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크레마는 완전히 증발해 사리지고 낮아진 온도로 인해서 편안하게 음료를 들이킬 수 있게 되니 표면이 살짝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조금 바디에서 텁텁한 느낌이 났는데요. 음료에 제법 많은 미분이 들어가 있어서 바디를 조금 거칠하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라인더의 칼 날이 무뎌지면서 원두 분쇄 시 만들어지는 미분 중 일부가 포터필터 바스켓의 넓어진 구멍을 통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적인 커피숍의 아메리카노도 음료를 다 마신 후 바닥을 살펴보면 커피 알갱이가 조금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이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이 아메리카노에서 느껴지는 미분의 입자감이 커피 맛을 아주 조금은 좋지 않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자! 오늘 커피찾는남자의 커피투어는 나름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입에 잘 맞는 카페라떼를 만났으니깐요. 다음 번 방문 때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주문해서 마셔보고 싶은데요. 여러분도 상수역 인근 극동방송국을 지나신다면 CAFE the Blues를 찾아가보세요.



f
acebook 커피찾는남자 페이지 바로가기


즐겁게 보셨다면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