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아메리카노는 왜 아메리카노인가? Americano 어원, 뜻

Coffee Explorer 2013. 5. 2. 18:03


"왜 미제인 아메리카노를 마셔?"라며 한 노인분이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언젠가 웹사이트에서 지나치며 보았던 우스갯 소리입니다. 흔히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에스프레소를 물에 희석해서 마시는 방식의 커피를 말합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커피를 우리는 아메리카노(Americano)라고 부르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이런 어원에 관한 연구 조사들은 완벽한 사회과학적 근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제한된 정보 안에서 여러가지를 추측할 뿐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문장으로 아메리카노 단어의 기원을 설명하고 합니다.

 

The name derives its origins from WW2 when American GIs in Europe would pour hot water into an espresso to approximate the coffee to which they were accustomed.

간단히 설명하자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인들이 유럽에 와서 에스프레소를 맛보고는 농도가 너무 진했기 때문에 물을 부어서 마시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 사람들이 마시는 스타일의 커피를 유럽의 기준에서 명명하게 된 것이죠.





영어식으로는 American coffee이탈리아에서는 Caffe Americano 라고 부르지만 글로벌 커피기업인 스타벅스의 상품명이 되면서 (상품명은 간단해야 하니깐) 급속히 Americano 라는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인들은 왜 그 커피에 물을 부어서 마셔야했을까요? 먼저는 그들에게 익숙했던 농도가 아니었던 것입니다.그렇다면 우리는 2차 세계 대전 당시(1939-1945년)에 미국 사람들이 마시던 커피에 대해 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가볍게 훑어보자면

15c,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

17c, 커피가 유럽으로 건너가고 네덜란드가 식민지에 커피 농장이 시작함 (인도네시아 중심)

18c, 프랑스, 스페인, 포루투갈, 영국이 식민지인 중남미에 커피 농장을 만듬


사실 신대륙으로 넘어온 영국인들은 커피보다는 차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러나 차 대신 커피를 많이들 마시게 된 사건이 있었으니...바로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이죠.

 

1773년 영국수상 F.노스는 미국 식민지의 상인에 의한 차의 밀무역을 금지시키고 이를 동인도회사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관세법을 성립시켰다. 식민지 자치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격분한 보스턴 시민, 특히 반(反)영국 급진파가 중심이 되어 인디언으로 분장하고 항구 안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의 선박 2척을 습격하여 342개의 차 상자를 깨뜨리고 그 안의 차를 모조리 바다로 던졌다. 영국정부는 이 사건으로 식민지 탄압을 더욱 강화하였으며, 보스턴항 법안을 제출하고 군대를 주둔시켜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보스턴 시민들은 이를 거절하고 더욱 단결하여 대항하였으며 매사추세츠 의회 하원도 이에 동조하여 ‘혁명정부’의 모체를 구축하였다. 이 사건은 1775년 무력충돌의 도화선이 되었고 결국 미국 독립혁명의 직접적인 발단이 되었다.

[출처] 보스턴차사건 | 두산백과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애국적 행동으로 비춰졌고 차를 마시는 것은 미국인답지 못한 짓으로 여겨져 이 때부터 미국에 커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전성기(1860-1890년)사이의 커피가 오늘날까지 미국에서는 문화로 이어져내려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을 타고 도시에서 서부로 이동하던 시기 당시의 커피는 대부분 로스팅 후 매우 오래된 커피이거나, 열악한 상황에 보관된 커피 생두를 가지고 다니다가 즉석에서 냄비에 넣고 볶고 이를 파쇄해서 마셨을 겁니다. 피콜레이터라는 도구가 당시에 존재했지만 역시나 썩 깔끔한 맛을 내주는 도구는 아닙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이런 수준의 도구가 아니었을까요.

 

사진출처 : http://www.dreamstime.com/stock-photo-old-coffee-pot-image3435280

 

유럽의 안정된 생활과 도구에서 나오는 커피 맛에 비해 미국에서의 커피는 당연히 더 쓰거나 떫은 맛이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지나치게 쓰거나 떫은 맛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상당히 물을 많이 부은 연한 농도의 커피를 선호하게 된 것이죠.

 

사실 오늘 날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라고 하는 고온고압으로 커피를 짜내는 추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탈리아에서 1900년 초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군인들은 아마 난생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상당히 연한 농도가 익숙했던 미국인들의 입맛에 유럽에서 한참 유행하는 에스프레소는 당연히 독약같은 쓴 맛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물을 더 많이 타지 않고 배길수가 없었겠죠. 이렇게 해서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부르는 아메리카노라는 커피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쉬운 설명을 너무 길게 끌었나요? ^^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라는 노래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저도 아메리카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마셔보겠습니다.

 

 


음.. 흙맛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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