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생각

빨간약 한 알을 내밀어줄 친구.

Coffee Explorer 2014. 7. 22. 22:18

빨간약 한 알을 내밀어줄 친구.



“그래 그래”, “맞아 맞아”, “네가 옳아…”

이런 말을 해줄 친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해주는 친구만 있다면 참 불행할 것 같다.


내 생각이 조금 부족할 때, 내가 옳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그 문제는 그렇게 말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가끔 바른 말을 해주는 친구는 소중하다.





영화 ‘매트릭스’ 中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둘 중에 선택하라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알약을 먹자 환상의 세계 매트릭스를 벗어나 불편한 진실의 세계를 대면하게 된다. 사실 인간은 매트릭스 속에서 겨우 기계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




거짓된, 내가 망각하고 있는 현실에서 깨어나게 해주는 ‘빨간 알약’이 우리에게 있다고 해보자.

빨간 약을 먹는 것은 너무나 아픈 일이다. 진실로 믿고 여겼던 시간들을 가슴에서 도려내야 하기 때문에, 지나간 시간만큼의 커다란 아픔이 따를 것이다.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빨간 약을 건낼 줄 알아야 한다. 빨간 약을 먹은 친구가 통증으로 아파하며 약을 건낸 이를 미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알약의 아픔을 이겨낸 이들은 진짜 우정을 평생토록 함께 한다.




그냥 적당히 아는 이들에게는 굳이 이런 반목의 위험을 감수하며 까지 빨간약을 건내지 않는다. 적당히 기분과 비위를 맞춰가며 대강의 공존을 한다. 함께 앉은 자리에서는 웃음을 짓지만, 따로 앉은 자리에서는 얼굴을 찌그린다.


빨간약을 내게 달라.

내가 가는 다른 길의 끝에 틀림이 있을 것 같거든 당신은 내게 빨간약을 달라.

감사하게도 아직은 내 곁에 그런 이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들의 손을 놓지 않아야지 싶다.